작성일 2016-01-04 01:16:51

전남 곡성에서 친환경쌀을 재배하는 이동현씨(46)에게는 특별한 별명이 있다. 바로 ‘박사 농부’다.
서울대학교와 일본 규슈대학교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한 그가 친환경쌀 농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식(食)’에
대한 특별한 관심 때문. 그는 10년 전, 농업회사법인 ‘미실란’을 설립하고 친환경쌀 재배 및 가공에 뛰어들었다.
◆친환경 재배·과학영농=이 대표는 “건강한 토양·고품질 농산물·재배와 가공에 대한 기술이 우리 농업을 살릴
3요소”라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가 처음 귀농했을 때부터 힘을 쏟는 것은 토양 관리. 이 대표는 곡성에
자리를 잡고 유기농쌀 재배를 하기 위해 참숯가루와 자운영을 이용해 토양을 살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지금도
수확 후 볏짚은 반드시 논에 돌려주고, 헤어리베치를 재배해 땅심을 높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는 “토양 관리는 지속적으로 하면서 재배 중의 질소 시비량은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질소 시비
량이 많으면 쌀맛도 떨어지고 병해충 발생도 늘어나기 때문. 유박 등은 사용을 않거나 4분의 1 수준으로만 투입
한다. “병해충 발생이 적으니 자연스레 생산비 절감 효과도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포장에 병해충이 적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재식거리다. 그는 30㎝ 간격으로 널찍하게 모를 심는다. 재식거리가
넓으면 통풍이 잘 돼 병해충 피해도 줄어들고, 유효 분얼이 늘어나기 때문에 수량도 증가한다는 것.
이 밖에 동일 품종을 연이어 재배하지 않는 것도 그만의 비법. 토양에 남아 있을지 모를 세균과 해충에 대한 내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품종 선택도 까다롭다. 그는 “지역 토양과 친환경 농업·가공에 적합한 품종을 선별하기 위해
10년간 833개 품종을 시험 재배해봤다”고 전했다.
◆6차산업 도전=연간 4000여명이 미실란을 찾아 이 대표에게 가공·판매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교육 때마다 그가 강조
하는 것은 ‘가공에 대한 연구’다. 막연한 도전은 지양하고 가격과 가치를 함께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
그가 특수건조를 통한 발아현미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발아오색미·발아오색떡국·발아오색미숫가루 등 다양한
기능성 쌀 가공품을 개발해 산업화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발아현미는 비타민E가 풍부해 노화방지에 효과적
이라고 널리 알려진 건강식품이지만 발아 과정에서 특유의 시큼한 발아취가 생겨 소비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대표는
“건조를 통해 이런 발아취 문제를 해결하고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으로 발아현미를 연구·개발해 제품화했다”며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친환경 우리쌀을 이용한 식초·이유식 제품 개발 등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미실란은 농가맛집 운영, 발아오색 설기떡 만들기 체험 등 6차산업의 변신도 꾀한다. 미리 예약한 손님에게만 정성스레
준비하는 식사는 점차 입소문이 나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 대표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창의적인 가공상품 개발이 우리 농업을 살린다”며 “매번 강의 끝에 ‘내가 알을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주면 달걀프라이가 된다’고 말씀드리며 새로운 도전을 해보라 권한다”고 말했다.
곡성=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
작성일 2016-01-04 01:16:51
전남 곡성에서 친환경쌀을 재배하는 이동현씨(46)에게는 특별한 별명이 있다. 바로 ‘박사 농부’다.
서울대학교와 일본 규슈대학교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한 그가 친환경쌀 농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식(食)’에
대한 특별한 관심 때문. 그는 10년 전, 농업회사법인 ‘미실란’을 설립하고 친환경쌀 재배 및 가공에 뛰어들었다.
◆친환경 재배·과학영농=이 대표는 “건강한 토양·고품질 농산물·재배와 가공에 대한 기술이 우리 농업을 살릴
3요소”라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가 처음 귀농했을 때부터 힘을 쏟는 것은 토양 관리. 이 대표는 곡성에
자리를 잡고 유기농쌀 재배를 하기 위해 참숯가루와 자운영을 이용해 토양을 살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지금도
수확 후 볏짚은 반드시 논에 돌려주고, 헤어리베치를 재배해 땅심을 높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는 “토양 관리는 지속적으로 하면서 재배 중의 질소 시비량은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질소 시비
량이 많으면 쌀맛도 떨어지고 병해충 발생도 늘어나기 때문. 유박 등은 사용을 않거나 4분의 1 수준으로만 투입
한다. “병해충 발생이 적으니 자연스레 생산비 절감 효과도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포장에 병해충이 적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재식거리다. 그는 30㎝ 간격으로 널찍하게 모를 심는다. 재식거리가
넓으면 통풍이 잘 돼 병해충 피해도 줄어들고, 유효 분얼이 늘어나기 때문에 수량도 증가한다는 것.
이 밖에 동일 품종을 연이어 재배하지 않는 것도 그만의 비법. 토양에 남아 있을지 모를 세균과 해충에 대한 내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품종 선택도 까다롭다. 그는 “지역 토양과 친환경 농업·가공에 적합한 품종을 선별하기 위해
10년간 833개 품종을 시험 재배해봤다”고 전했다.
◆6차산업 도전=연간 4000여명이 미실란을 찾아 이 대표에게 가공·판매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교육 때마다 그가 강조
하는 것은 ‘가공에 대한 연구’다. 막연한 도전은 지양하고 가격과 가치를 함께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
그가 특수건조를 통한 발아현미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발아오색미·발아오색떡국·발아오색미숫가루 등 다양한
기능성 쌀 가공품을 개발해 산업화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발아현미는 비타민E가 풍부해 노화방지에 효과적
이라고 널리 알려진 건강식품이지만 발아 과정에서 특유의 시큼한 발아취가 생겨 소비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대표는
“건조를 통해 이런 발아취 문제를 해결하고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으로 발아현미를 연구·개발해 제품화했다”며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친환경 우리쌀을 이용한 식초·이유식 제품 개발 등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미실란은 농가맛집 운영, 발아오색 설기떡 만들기 체험 등 6차산업의 변신도 꾀한다. 미리 예약한 손님에게만 정성스레
준비하는 식사는 점차 입소문이 나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 대표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창의적인 가공상품 개발이 우리 농업을 살린다”며 “매번 강의 끝에 ‘내가 알을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주면 달걀프라이가 된다’고 말씀드리며 새로운 도전을 해보라 권한다”고 말했다.
곡성=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