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2-05-10 18:17:35
“이제 농업은 단순 농업이 아닌 ‘농산업’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농업이 위기라고 한다. 위기이지만 기회로 바꿀수 있다. 절망에 빠져서는 안된다. 어려움 속에서도 지혜의 해법은 있다. 이 연재는 '희망 농업'의 길을 모색해 보자는데 있다. 농촌군은 농업이 대다수다. 새로운 농업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농군을 찾아 그들의 농업이야기를 듣고 연재에 나선다. 그들의 이야기가 고을에 전해져 희망이 샘솟기를 기대한다.
지난달 25일 전남도로부터 ‘소득증대분야 전남인상’을 수상한 곡성의 농업법인회사 (주)미실란 이동현 대표(40. 사진)를 만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농사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농학박사이자 직접 현장에서 농사를 연구하고 경작하는 농부다. 농사도 이론적으로 무장됐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천상 농부임을 직감한다. 애착도 대단하다. 그는 농사도 이제 농업은 “단순히 생산하고 파는 그런 농업이 아닌 농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편집자>
▲올해 소득증대분야에서 ‘자랑스런 전남인상’을 수상했는데 어떤 상입니까?
= 친환경농수산업 육성, 농수산물 판매?유통분야에서 역할을 한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2007년 11월에 ‘제9회 전국 친환경농산물 품평회 가공부분’ 은상 수상과 2007년 12월 ‘전라남도 친환경농업대상 최우수상(생산재배분야)’ 수상, 농림부장관 표창 등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4월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과 ‘산연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고 국내육성 친환경 벼 품종을 중심으로 발아현미 가공적성검정 및 산업화연구를 추진한 결과 지난 10월 2일 발아현미를 이용한 시제품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내용들을 높이 평가해 준 것 같습니다.
▲요즘 농사가 힘들다고들 하는데 이 대표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 과학자(농업 연구자)의 신분에서 살아온 세월이 농부로 살아 온 시절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첫 째 머릿속에 박혀 있는 신분에 대한 고정관념을 철저히 버려야만 농촌에서 농부로 적응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곡성군으로부터 초청을 받고(2006년 투자유치 양해각서 체결) 들어온 저로서는 행정으로부터 많은 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생각과 달리 어려운 현실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군의 도움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들이 저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스스로 잘 이겨내고 곡성 농업과 농촌과 농산업 구조를 알아가면서 빨리 정착하고 있습니다. 물론 태어난 곳이 농촌이었고 농업부분에서 공부하고 일한 세월이 15년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농촌의 일상에 대해 빨리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껏 농촌봉사활동, 농촌현장 조사, 농업컨설팅, 농민교육 등 농업현장을 누비면서 그곳에서 가장 큰 보람을 찾습니다. 지금은 농민단체 등도 현장에서 일하는 ‘박사농부’라고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내가 농촌에 잘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이젠 농사도 경영이라 생각합니다. ‘농사경영철학’이 있다면?
= '철학'이라,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엊그제 1년간 고생해서 지은 친환경 벼를 수매하러 갔습니다. RPC에서 2시간 남짓 기다리고 있는 동안 나락을 싣고 들어오는 농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농부들의 얼굴에 하나같이 미소가 없었습니다.
많은 농부들이 제게 다가와서 "당신도 농사를 진짜 짓네요? 반듯하게 자란 분이 왜 이런 일을 하신대요? 등 등.... 걱정스런 소리를 하십디다. 나이 지긋한 한 농부는 50마지기를 소작으로 지었는데 비료값, 농약값, 기름값, 전기세, 인건비 등을 제외하니 고작 몇 백 만 원남았다고 푸념을 합디다. 물론 본인과 가족의 인건비는 빼고요. 참 기막힌 이야기이지요.
아무튼 그 분들의 상황과 농정 그리고 현장의 분위기와 실체는 너무도 힘겨워 보입니다. 올해는 태풍도 없었습니다. 추수 때 비도 오지 않았습니다. 풍년을 맞은 황금 들녘은 풍요롭기만 한데 정작 현실은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지요.
우리의 농촌 어떤 방법으로 희망을 찾아야 할까요? 그저 위기가 기회라고 외치고 있는 정치인들과 경제학자들의 연설에 희망을 가져야 하는지요? 현장은 정말 갑갑합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생각을 해봅니다. 가난을 대물림 하는 농촌과 농업인이 아닌 부자 농부가 되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농촌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이제는 우리 농업현장도 변화를 두려워하면 혁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봅니다.
이제 농업도 단순히 생산하고 파는 그런 농업(Agriculture)이 아닌 농산업(Agro-Industry)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곡성과는 인연이 얼마 되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곡성과 인연을 맺은 지가 어느덧 3년째 됩니다. 지난 2005년, 제가 순천에 있는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곡성군청 모 과장(전, 농업정책과장)의 제의로 MOU체결을 하면서 곡성군이 실천하고 있는 친환경농업과 문화 환경 그리고 교육에 매력을 느껴 타 지역의 요청을 마다하고 2006년 3월에 곡성군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곡성에서 농사를 경영해보니 어떤 이점이 있나요?
= 이점보다 우선 단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타 지역에 비해 농촌인구가 많고 산업구조 역시 농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 농산업 경영체의 활성화인데 우리 지역의 현실은 겨우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열악합니다.
생산만 계속되는 관행적인 농업행태를 답습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생산된 농산물을 고급스런 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는 농업경영체가 집중 육성되어야 하는데 현 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가공이 안정되었을 때 비로소 우수 유통업체도 생길 것으로 판단됩니다.
곡성은 계곡과 강 그리고 소나무가 산재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작목 당 많은 농산물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지역이 아닙니다. 아울러 태풍의 직접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천혜의 지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농작물 재배에 대한 적지가 곧 ‘곡성’이기도 합니다.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긍적적으로 받아들이며 그곳에서 무엇인가 해 낼 수 있다는 열정과 의지가 있다면 이곳 곡성만큼 좋은 친환경 지역도 국내에서는 드물 것이라 여겨집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 집중적 투자로 Well-being 친환경 농산물 재배 생산과 가공기업의 우수성을 이용한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강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강물처럼 산야처럼 느림의 미학과 인심 그리고 농산물 가공 유통의 집중화를 통한 곡성브랜드화에 역점을 둔다면 분명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이제 농사도 과학적 경영이 뒤따라야 합니다. 과학적 경영이란?
= 대한민국 모든 지자체에서 농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서 ‘브랜드화’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전남 22개 시군이 동일한 농업경영 마인드로 자기 지역의 우수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쌀’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동일한 RPC 시스템에서 생산 도정된 쌀을 가지고 내 것이 네 것 보다 좋다며 포장지만 바꾸는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스운 일입니다. 차별성을 찾아보려 해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친환경 농산물만 해도 그렇습니다. “내가 더 오래 농사지었다”고 외치는 농부들도 많습니다. 농사의 경력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소비자들은 새로운 유통체계(인터넷 매체)를 통해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것이 요즘 말하는 ‘신유통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그 대신 소비자들은 제품의 질, 가격과 가치에 합당한 과학적 자료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생산, 가공, 유통과정 등 제품에 대한 과학적 자료 없이 단순히 제품의 우수성만 강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봅니다. 종자 선택에서부터 논 관리, 수확, 건조, 도정, 그리고 보관과 가공에 이르기까지 제품과 관련된 모든 자료의 축적과 개발이 뒤따르는 제품만이 새로운 미래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으며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게 바로 과학적 ‘농산업 경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미실란’은 어떤 회사입니까?
= 미실란은 젊고 우수한 젊은이들이 모인 ‘농업 경영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 또한 농촌과 농산업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지식과 사회적 덕망이 있는 분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긍정적 사고와 꿈꾸는 회사와 개인 그리고 모든 세상의 위치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 간다는 그런 철학을 공유하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학과 관련한 박사 1명, 박사과정 1명, 석사1명, 석사과정 1명, 학사 2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균 연령이 36.5세의 젊은 인재들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아울러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R&D(연구개발) 전문기업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바탕위에 기능성식품, 곡류가공제품, 친환경작물보호제, 농작물생산 등을 연구개발을 통해 가공?유통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도미향, 전라남도 지역명품, 우수중소기업, Clean 사업장, ISO9001, 14001등과 4건의 특허와 상표 출원 등 총 12건의 지적재산권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미실란이 개발한 쌀 가공 제품은?
= 유기농과 무농약 발아현미 12종을 가공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발아오색 떡류(가래떡, 떡국떡, 절편, 꽃떡, 송편), 발아오색분말류(미숫가루, 선식등), 발아오색 냉면, 건면 등은 연구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특히, 저희 제품들은 명절이나 평상시 선물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쌀의 2차 가공인 ‘발아미’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다면?
= 저희(미실란)가 개발한 ‘발아현미’는 일반 현미에 적정한 수분. 온도. 산소를 공급해 1mm~5mm정도 싹을 틔운 쌀로 현미의 영양과 기능을 극대화시키면서 현미의 단점을 극복한 쌀입니다. 현미의 모든 영양소를 갖추고 현미의 3배 정도 증가되며, 새로운 성분 즉아라비녹시린, 감마오리자놀, 엽록소, SOD효소, 미네랄 등이 생겨 현미보다 탁월한 효과가 있는 기능성 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아현미의 특징이라면 혈압강하, 학습능력증진, 지질 대사 ·고혈압 개선과 아토피성피부염 개선에 도움을 주고 뇌기능(학습.기억능력) 개선효과와 팔의 유연성 향상·콜라겐 양의 증가와 혈당지수 저하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곡성 특성에 맞는 쌀 품종 연구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 농촌진흥청에서 선발 추천한 특수미를 포함해 66품종과 미실란에서 2006년부터 재배하고 있는 278품종이 곡성군 장선리 미실란 연구 포장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 많은 품종들의 시험재배가 저희 곡성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도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친환경 시험재배를 통해 친환경에 맞는 품종까지 연구결과를 얻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우리 지역의 가공적성과 친환경에 맞는 품종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연구의 목적이기 때문에 5년에서 10년을 내다보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곡성군에서 대부분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곡성군에 혜택이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곡성에서의 성과와 소비자의 반응은?
= 저희들의 연구개발 등의 성과는 대한민국 최초로 민간 농산업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시작한 벼 품종을 연구(주로 친환경과 가공적성)를 시작했다는 것과 이를 통한 농촌진흥청과 협약을 통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곡성농업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또한 110여 차례의 단체 및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에게 섬진강, 기차마을, 골짝나라, 심청골 친환경 1번지의 농축산물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여러 매체(언론보도)를 통해 곡성의 친환경성과 미실란의 친환경 이미지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저희 미실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와 가치는 점점 높아져가는 것 같습니다. 현재, 제주신라호텔, 리츠칼튼 호텔,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삼성프라자, CJ 1촌 1명품, 삼립식품 등 친환경 급식업체와 인터넷 친환경 유기농 쇼핑몰 등에 입점,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향후 더 연구하고 싶은 농사분야는?
= 세계적으로 훌륭하고 큰 기업들은 지속적인 R&D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가와 지자체에서도 이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IMF를 어렵게 극복했지만 또다시 세계적 경제 상황과 맞물려 국내기업과 국민들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이는 농업분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의 기술이 아닌 자체 원천기술을 가지고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실란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보유한 농산업 기업으로 우뚝 서려고 합니다. 세계 시장과 국내 시장에서 우뚝 서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국내외 민간기업으로는 최고의 연구시험포장과 연구소를 갖춘 농산물 소재 생산기업으로 발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꿈을 꾸며 실천하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논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에 믿음이 실린다. 그의 양 어깨에우리농업의 희망이 보인다. /오재만 記者
작성일 2012-05-10 18:17:35
“이제 농업은 단순 농업이 아닌 ‘농산업’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농업이 위기라고 한다. 위기이지만 기회로 바꿀수 있다. 절망에 빠져서는 안된다. 어려움 속에서도 지혜의 해법은 있다. 이 연재는 '희망 농업'의 길을 모색해 보자는데 있다. 농촌군은 농업이 대다수다. 새로운 농업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농군을 찾아 그들의 농업이야기를 듣고 연재에 나선다. 그들의 이야기가 고을에 전해져 희망이 샘솟기를 기대한다.
지난달 25일 전남도로부터 ‘소득증대분야 전남인상’을 수상한 곡성의 농업법인회사 (주)미실란 이동현 대표(40. 사진)를 만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농사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농학박사이자 직접 현장에서 농사를 연구하고 경작하는 농부다. 농사도 이론적으로 무장됐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천상 농부임을 직감한다. 애착도 대단하다. 그는 농사도 이제 농업은 “단순히 생산하고 파는 그런 농업이 아닌 농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편집자>
▲올해 소득증대분야에서 ‘자랑스런 전남인상’을 수상했는데 어떤 상입니까?
= 친환경농수산업 육성, 농수산물 판매?유통분야에서 역할을 한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2007년 11월에 ‘제9회 전국 친환경농산물 품평회 가공부분’ 은상 수상과 2007년 12월 ‘전라남도 친환경농업대상 최우수상(생산재배분야)’ 수상, 농림부장관 표창 등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4월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과 ‘산연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고 국내육성 친환경 벼 품종을 중심으로 발아현미 가공적성검정 및 산업화연구를 추진한 결과 지난 10월 2일 발아현미를 이용한 시제품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내용들을 높이 평가해 준 것 같습니다.
▲요즘 농사가 힘들다고들 하는데 이 대표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 과학자(농업 연구자)의 신분에서 살아온 세월이 농부로 살아 온 시절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첫 째 머릿속에 박혀 있는 신분에 대한 고정관념을 철저히 버려야만 농촌에서 농부로 적응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곡성군으로부터 초청을 받고(2006년 투자유치 양해각서 체결) 들어온 저로서는 행정으로부터 많은 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생각과 달리 어려운 현실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군의 도움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들이 저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스스로 잘 이겨내고 곡성 농업과 농촌과 농산업 구조를 알아가면서 빨리 정착하고 있습니다. 물론 태어난 곳이 농촌이었고 농업부분에서 공부하고 일한 세월이 15년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농촌의 일상에 대해 빨리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껏 농촌봉사활동, 농촌현장 조사, 농업컨설팅, 농민교육 등 농업현장을 누비면서 그곳에서 가장 큰 보람을 찾습니다. 지금은 농민단체 등도 현장에서 일하는 ‘박사농부’라고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내가 농촌에 잘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이젠 농사도 경영이라 생각합니다. ‘농사경영철학’이 있다면?
= '철학'이라,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엊그제 1년간 고생해서 지은 친환경 벼를 수매하러 갔습니다. RPC에서 2시간 남짓 기다리고 있는 동안 나락을 싣고 들어오는 농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농부들의 얼굴에 하나같이 미소가 없었습니다.
많은 농부들이 제게 다가와서 "당신도 농사를 진짜 짓네요? 반듯하게 자란 분이 왜 이런 일을 하신대요? 등 등.... 걱정스런 소리를 하십디다. 나이 지긋한 한 농부는 50마지기를 소작으로 지었는데 비료값, 농약값, 기름값, 전기세, 인건비 등을 제외하니 고작 몇 백 만 원남았다고 푸념을 합디다. 물론 본인과 가족의 인건비는 빼고요. 참 기막힌 이야기이지요.
아무튼 그 분들의 상황과 농정 그리고 현장의 분위기와 실체는 너무도 힘겨워 보입니다. 올해는 태풍도 없었습니다. 추수 때 비도 오지 않았습니다. 풍년을 맞은 황금 들녘은 풍요롭기만 한데 정작 현실은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지요.
우리의 농촌 어떤 방법으로 희망을 찾아야 할까요? 그저 위기가 기회라고 외치고 있는 정치인들과 경제학자들의 연설에 희망을 가져야 하는지요? 현장은 정말 갑갑합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생각을 해봅니다. 가난을 대물림 하는 농촌과 농업인이 아닌 부자 농부가 되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농촌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이제는 우리 농업현장도 변화를 두려워하면 혁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봅니다.
이제 농업도 단순히 생산하고 파는 그런 농업(Agriculture)이 아닌 농산업(Agro-Industry)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곡성과는 인연이 얼마 되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곡성과 인연을 맺은 지가 어느덧 3년째 됩니다. 지난 2005년, 제가 순천에 있는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곡성군청 모 과장(전, 농업정책과장)의 제의로 MOU체결을 하면서 곡성군이 실천하고 있는 친환경농업과 문화 환경 그리고 교육에 매력을 느껴 타 지역의 요청을 마다하고 2006년 3월에 곡성군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곡성에서 농사를 경영해보니 어떤 이점이 있나요?
= 이점보다 우선 단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타 지역에 비해 농촌인구가 많고 산업구조 역시 농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 농산업 경영체의 활성화인데 우리 지역의 현실은 겨우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열악합니다.
생산만 계속되는 관행적인 농업행태를 답습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생산된 농산물을 고급스런 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는 농업경영체가 집중 육성되어야 하는데 현 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가공이 안정되었을 때 비로소 우수 유통업체도 생길 것으로 판단됩니다.
곡성은 계곡과 강 그리고 소나무가 산재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작목 당 많은 농산물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지역이 아닙니다. 아울러 태풍의 직접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천혜의 지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농작물 재배에 대한 적지가 곧 ‘곡성’이기도 합니다.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긍적적으로 받아들이며 그곳에서 무엇인가 해 낼 수 있다는 열정과 의지가 있다면 이곳 곡성만큼 좋은 친환경 지역도 국내에서는 드물 것이라 여겨집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 집중적 투자로 Well-being 친환경 농산물 재배 생산과 가공기업의 우수성을 이용한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강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강물처럼 산야처럼 느림의 미학과 인심 그리고 농산물 가공 유통의 집중화를 통한 곡성브랜드화에 역점을 둔다면 분명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이제 농사도 과학적 경영이 뒤따라야 합니다. 과학적 경영이란?
= 대한민국 모든 지자체에서 농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서 ‘브랜드화’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전남 22개 시군이 동일한 농업경영 마인드로 자기 지역의 우수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쌀’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동일한 RPC 시스템에서 생산 도정된 쌀을 가지고 내 것이 네 것 보다 좋다며 포장지만 바꾸는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스운 일입니다. 차별성을 찾아보려 해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친환경 농산물만 해도 그렇습니다. “내가 더 오래 농사지었다”고 외치는 농부들도 많습니다. 농사의 경력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소비자들은 새로운 유통체계(인터넷 매체)를 통해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것이 요즘 말하는 ‘신유통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그 대신 소비자들은 제품의 질, 가격과 가치에 합당한 과학적 자료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생산, 가공, 유통과정 등 제품에 대한 과학적 자료 없이 단순히 제품의 우수성만 강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봅니다. 종자 선택에서부터 논 관리, 수확, 건조, 도정, 그리고 보관과 가공에 이르기까지 제품과 관련된 모든 자료의 축적과 개발이 뒤따르는 제품만이 새로운 미래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으며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게 바로 과학적 ‘농산업 경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미실란’은 어떤 회사입니까?
= 미실란은 젊고 우수한 젊은이들이 모인 ‘농업 경영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 또한 농촌과 농산업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지식과 사회적 덕망이 있는 분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긍정적 사고와 꿈꾸는 회사와 개인 그리고 모든 세상의 위치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 간다는 그런 철학을 공유하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학과 관련한 박사 1명, 박사과정 1명, 석사1명, 석사과정 1명, 학사 2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균 연령이 36.5세의 젊은 인재들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아울러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R&D(연구개발) 전문기업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바탕위에 기능성식품, 곡류가공제품, 친환경작물보호제, 농작물생산 등을 연구개발을 통해 가공?유통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도미향, 전라남도 지역명품, 우수중소기업, Clean 사업장, ISO9001, 14001등과 4건의 특허와 상표 출원 등 총 12건의 지적재산권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미실란이 개발한 쌀 가공 제품은?
= 유기농과 무농약 발아현미 12종을 가공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발아오색 떡류(가래떡, 떡국떡, 절편, 꽃떡, 송편), 발아오색분말류(미숫가루, 선식등), 발아오색 냉면, 건면 등은 연구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특히, 저희 제품들은 명절이나 평상시 선물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쌀의 2차 가공인 ‘발아미’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다면?
= 저희(미실란)가 개발한 ‘발아현미’는 일반 현미에 적정한 수분. 온도. 산소를 공급해 1mm~5mm정도 싹을 틔운 쌀로 현미의 영양과 기능을 극대화시키면서 현미의 단점을 극복한 쌀입니다. 현미의 모든 영양소를 갖추고 현미의 3배 정도 증가되며, 새로운 성분 즉아라비녹시린, 감마오리자놀, 엽록소, SOD효소, 미네랄 등이 생겨 현미보다 탁월한 효과가 있는 기능성 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아현미의 특징이라면 혈압강하, 학습능력증진, 지질 대사 ·고혈압 개선과 아토피성피부염 개선에 도움을 주고 뇌기능(학습.기억능력) 개선효과와 팔의 유연성 향상·콜라겐 양의 증가와 혈당지수 저하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곡성 특성에 맞는 쌀 품종 연구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 농촌진흥청에서 선발 추천한 특수미를 포함해 66품종과 미실란에서 2006년부터 재배하고 있는 278품종이 곡성군 장선리 미실란 연구 포장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 많은 품종들의 시험재배가 저희 곡성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도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친환경 시험재배를 통해 친환경에 맞는 품종까지 연구결과를 얻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우리 지역의 가공적성과 친환경에 맞는 품종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연구의 목적이기 때문에 5년에서 10년을 내다보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곡성군에서 대부분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곡성군에 혜택이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곡성에서의 성과와 소비자의 반응은?
= 저희들의 연구개발 등의 성과는 대한민국 최초로 민간 농산업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시작한 벼 품종을 연구(주로 친환경과 가공적성)를 시작했다는 것과 이를 통한 농촌진흥청과 협약을 통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곡성농업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또한 110여 차례의 단체 및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에게 섬진강, 기차마을, 골짝나라, 심청골 친환경 1번지의 농축산물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여러 매체(언론보도)를 통해 곡성의 친환경성과 미실란의 친환경 이미지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저희 미실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와 가치는 점점 높아져가는 것 같습니다. 현재, 제주신라호텔, 리츠칼튼 호텔,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삼성프라자, CJ 1촌 1명품, 삼립식품 등 친환경 급식업체와 인터넷 친환경 유기농 쇼핑몰 등에 입점,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향후 더 연구하고 싶은 농사분야는?
= 세계적으로 훌륭하고 큰 기업들은 지속적인 R&D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가와 지자체에서도 이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IMF를 어렵게 극복했지만 또다시 세계적 경제 상황과 맞물려 국내기업과 국민들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이는 농업분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의 기술이 아닌 자체 원천기술을 가지고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실란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보유한 농산업 기업으로 우뚝 서려고 합니다. 세계 시장과 국내 시장에서 우뚝 서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국내외 민간기업으로는 최고의 연구시험포장과 연구소를 갖춘 농산물 소재 생산기업으로 발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꿈을 꾸며 실천하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논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에 믿음이 실린다. 그의 양 어깨에우리농업의 희망이 보인다. /오재만 記者